야간 산행은 10여년 이전에
혼자서 하다가
같이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몇가지 어려웠던 점들은
등을 쓰는가 마는가, 등을 쓰게 되면 발 앞은 보이지만
등산이 끝나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이 아픈 기억이 있어서
과감히 모두 불을 끄고 걷자라고 제안을하고 걷기 시작했죠.
그러자, 거의 모든 날, 달이 밝은 날이나, 밤하늘이 깨끗한 날이나
구름이 잔뜩 낀 날에도 등반로가 잘 보이는 것이었어요.
걷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밤에 눈이 적응이 되었어요.
또 한가지는 비가 오는 날이 었어요.
비가오는 날에는 사람이 많이 줄었어요. 우린 비가오면 모두들 위험하거나
실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죠,
또는 술을 마시거나,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서 단 음식들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비아 오는 날 밖에 나오면, 집안에 있을 것을 생각해보면
짜릿한 흥분감이 들었어요.
비가 오는 날엔 빗물을 땅을 적셔서 그윽한 땅의 향이 올라오고
나무가 뿜어내는 향기가 결합이 되어서 더욱 멋있어요.
더군다가 물이 시내를 가득 매울 만큼 많아지면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는 밤의 적막을 뚫고
산의 정적을 캐고, 수풀에 부딪쳐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오케스트라가 되어서
마치 힐링이 되는 느낌이 더욱이나 강해져요.
그래서, 비가오는 날은 더욱 기대가 많이 되는 야간산행이 되죠.
이렇게 산행을 마치고 나면, 단 2시간의 산행이라도,
머리를 맑끔하게 씻어내리기에 충분해요.
무거웠던 머리가 맑아지고, 뻣뻣해진 어깨와 허리와 다리의 근육들이
마치 날아갈듯 가벼워지고, 기분이 상쾌해요.
완벽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마음이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아요